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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나폴리탄] 블루투스를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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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부엉이🦉

2026.06.10. 08:33

[나폴리탄] 블루투스를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금요일 밤, 경기도 외곽의 한 저수지로 차를 몰았다.  캠핑장을 예약하는 건 귀찮았고, 사람들의 소음 속에 섞이는 건 더 싫었다.  텐트도 치지 않고, 불도 피우지 않고, 그냥 차 안에서 조용히 잠만 자고 오는 '스텔스 차박'이 내게는 딱 맞았다. 도착한 곳은 낚시꾼들이나 알음알음 찾아오는 노지였다.  가로등이 없어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그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이미 차 한 대가 먼저 와 있었다.  오래된 구형 검은색 세단이었다.  시동은 꺼져 있었고, 썬팅이 짙어 안은 보이지 않았다.  얼핏 낚시꾼인가 싶었지만, 딱히 물가에 드리운 낚싯대는 없었다. 나는 그 차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주차했다.  뒷좌석을 평탄화하고, 에어 매트를 깐 뒤 침낭을 폈다. 당연히 창문에는 가림막을 쳤다.  이로써 완벽한 나만의 공간이 완성됐다.  영화나 한 편 보고 잘 생각으로 맥주 한 캔을 따고 태블릿 PC를 켰다.  기왕이면 소리를 좀 더 빵빵하게 듣고 싶어 블루투스 스피커 전원을 켰다.  그리고 태블릿의 블루투스 설정 창을 열자 검색된 기기 목록이 떴다. [JBL_Flip5] [SantaFe_BT]  [S_Recorder_Main] 낯선 기기가 하나 더 있었다.  [S_Recorder_Main].  보통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스피커는 모델명이 뜨기 마련인데, 레코더라니.  옆에 주차된 그 세단에서 쓰는 기기인가 싶었다.  하지만 나는 무심코 그게 내 스피커인 줄 알고 실수로 그 이름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곧바로 띠링하며 연결음이 울렸다.  바로 연결되는 것이, 심지어 이건 비밀번호도 없는 개방형 기기였던 것이다.  잘못 연결했다는 걸 인지하자마자 바로 이를 해제하려던 찰나, 태블릿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연결한 그 [S_Recorder_Main]이 보내오는 오디오 신호가 내 태블릿을 통해 출력되고 있었다.  마이크 기능이 있는 기기와 연결된 모양이었다. 치이이익. 백색 소음이 들리며 아주 작은, 옷깃 스치는 소리가 났다. 부스럭. "......연결됐어?" 아주 낮고 걸걸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나는 태블릿 볼륨을 황급히 줄이려다 멈췄다.  애초에 훔쳐 들으려던 건 아니었지만, 괜히 호기심이 동했다.  아무래도 옆 차에 탄 사람들일까? "몰라. 불은 들어왔는데." 이번엔 신경질적인 톤의 여자 목소리였다.   두 사람의 목소리는 바로 옆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아주 선명했다. "추워. 히터 좀 틀면 안 돼?"  "미쳤냐? 엔진 소리 나면 깬다고."  "아니, 이 밤중에 여기까지 누가 온다고 그래. 옆에 쟤는 그냥 자는 거 아니야?"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옆에 쟤'.  이 넓은 공터에 차는 단 두 대 뿐이었다.  나는 숨소리를 죽이고 가림막 틈으로 옆 차를 슬쩍 내다봤다.  어둠 속에 묻힌 세단은 미동도 없었다.  시동도, 미등도 켜져 있지 않았고, 안에서 불빛조차 새어 나오지 않았다.  그때, 스피커에서 여자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림막 쳐서 보이지도 않아. 자는지 안 자는지 어떻게 알아."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 뒤로, '탁, 탁' 하고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기다려 봐. 확인해 볼게." 남자가 말한 그 순간, 내 차 쪽에서 소리가 났다. 툭. 차체 어딘가에 작은 돌멩이가 부딪히는 소리인 것 같았다. "반응 없는데? 자나 본데." 스피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들은 내 차에 돌을 던져 반응을 살피고 있었고, 나는 이 상황에 대해 공포보다 의문이 먼저 들었다.  뭐지? 강도인가?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은밀하게 간을 볼 필요가 있을까?  그냥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될 텐데. "그럼 작업 시작해? 나 추워서 못 기다려."  "알았어. 트렁크 쪽으로 붙여. 블박 사각지대야." 끼이익... 오디오에서 쇠가 긁히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옆 차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내 차 바로 뒤편, 자갈밭을 밟는 발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자박, 자박 하고 들려왔다. 나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애초에 [S_Recorder_Main]이라는 기기는 저 차 안에 설치된 게 아니었다.  놈들은 저 기기를 밖으로 가지고 나온 것 같았다.  아니면, 애초에 밖에 설치해 둔 걸지도 몰랐다. "야, 조용히 좀 걸어. 자갈 소리 다 들어가잖아."  "아, 씨... 이따 편집하면 되잖아." 편집? 이 상황을 녹음하고 있다는 건가? 나는 운전석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평탄화해 둔 뒷좌석에 누워, 나는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태블릿의 블루투스 연결을 끊어야 하는데, 손이 떨려 화면을 터치할 수가 없었다.  아니, 연결을 끊으면 놈들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된다는 공포가 더 컸다. 자박. 자박. 내 차 뒷범퍼 부근에서 발소리가 멈췄다. "근데 이 차, 안에 짐이 꽤 많아 보이는데."  "많으면 좋지. 분류하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여자의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리는 듯 했다.  "문 따." 그 때, 남자가 짧게 명령했다. 달그락.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내 차 트렁크 도어록 부근에서 둔탁한 소음이 들렸다.  요즘 차는 스마트키가 없으면 밖에서 열 수 없다.  하지만 놈들은 확신에 차 있는 듯 서슴없이 행동하는 것이, 뭔가 다른 도구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두려움을 어떻게든 이겨내기 위해 악 소리를 지르며 스마트키의 경적 버튼을 눌렀다. 빵! 빵! 빵! 고요한 저수지에 경적 소리가 찢어질 듯 울려 퍼졌다.  동시에 블루투스 스피커 너머로 놈들의 비명 섞인 욕설이 터져 나왔다. "아, 깜짝이야! 씨발!"  "이거 봐! 깨 있었잖아! 빨랑 튀어!"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자갈밭을 뛰어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틈을 타 재빨리 운전석으로 기어 넘어가 시동을 걸었다.  손이 떨려 시동 버튼을 두 번이나 헛눌렀고, 겨우 엔진이 켜지자마자 라이트를 켰다. 쌍라이트가 어둠을 가르며 빛이 닿은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검은색 세단은 여전히 그 자리에 죽은 듯이 서 있을 뿐이었다. 도망친 게 아니었나?  그때, 태블릿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안 쫓아오는데?"  "떨고 있나 본데...씨발 괜히 쫄았네."  "야, 다시 가. 트렁크 말고 운전석으로 가. 이번엔 그냥 유리 깨." 숨이 턱 막혔다.  나는 발작하듯 기어를 드라이브에 넣고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  차가 급발진하듯 튀어 나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공터를 빠져나왔다.  백미러를 볼 겨를도 없었다.  비포장도로를 미친 듯이 달려 국도로 진입했다. 그리고 가로등이 있는 도로에 나오고 나서야 나는 속도를 줄였다.  심장이 갈비뼈를 부러뜨릴 기세로 뛰고 있었고, 식은땀으로 등허리가 축축했다. 겨우 한숨을 돌리려는데, 태블릿에서 치지직거리는 노이즈가 들렸다.  아직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다.  거리가 멀어졌는데도 신호가 잡힌다는 건, 놈들이 내 뒤를 쫓아오고 있다는 뜻이리라. 나는 급히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를 번갈아 봤지만 뒤따라오는 차는 없었다. 그런데, 왜 연결이 유지되고 있지? "......빠르네." 남자의 목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   노이즈도 거의 없이 심지어 아까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감이었다. "놓쳤어?"  "아니. 잘 붙어 있어." 소름이 발끝에서 머리까지 거꾸로 치솟았다.  나는 태블릿을 들어 연결된 기기 정보를 확인했다.  신호 감도: [매우 강함] 나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밖으로 뛰쳐나가 트렁크 쪽으로 달려갔다.  뒷범퍼 아래 번호판 밑 틈새에 손을 넣어 더듬었다.  차가운 금속 범퍼 안쪽에, 손바닥만 한 무언가가 자석으로 붙어 있었다.  단단하게 고정된 검은색 기계에서 빨간색 LED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REC] 나는 그것을 떼어내 도로 바닥에 패대기 쳐 발로 마구 밟아 부수었다.  플라스틱이 으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드디어 태블릿의 오디오가 뚝 끊겼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부서진 기계 파편을 내려다보았다.  차에 붙어 있던 것은 송수신 기능이 있는 고성능 무선 마이크가 달린 녹음기였다. 아까 블박 사각지대 어쩌고 하더니, 그 때 이걸 붙여둔 건가.  나는 다시 차에 탔지만 손이 너무 떨려 운전대를 잡을 수 없었다.  일단 내비게이션으로 가장 가까운 파출소를 검색했다. 그리고 막 출발하려는데, 옆 좌석에 던져둔 내 스마트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받지 않고 무시하려고 했더니 잠깐 끊겼다가 다른 번호로 전화가 왔다. 난 이마저도 무시하고 그냥 액셀을 밟았다.  그러자 이번엔 문자가 왔다. [기계값 45만 원. 입금해라. 계좌 남긴다.]  [사진이랑 영상도 잘 찍혔더라. 인터넷에 올라가면 너랑 네 차 번호 다 팔릴 텐데...괜찮겠어?] 문자에는 사진 한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내가 뒷 범퍼에서 녹음기를 떼어내던 그 순간 찍힌 내 얼굴이 기괴하게 왜곡되어 찍혀 있었다. 난 이번에도 그들에게 답장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차를 몰았다. 최대한 빨리 경찰에게 신고를 해야할 것 같았다. 이 사진까지 있으니 확실한 증거가 되겠지. 그때 또 다시 문자가 왔고, 이번엔 영상 하나만 달랑 보내져 있었다. 처음엔 무시하려고 했지만 이 상황에서도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한 나는 결국 다시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은 내가 차 안에 숨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당시에 그들이 차량 뒷쪽을 찍은 영상이었다. 그 놈들, 그 와중에 영상까지 찍고 있었던 건가. 어쩐지 편집 얘길 하더니. 다행히 날도 어두웠고, 가림막으로 차를 전부 가려둔 덕분에 내부가 제대로 보이진 않았다. 그러다 영상 말미에 어떤 장면이 찍혀 있었다. 차마 가려지지 못한 내 트렁크 쪽 가림막 사이로 트렁크에 실린 것들이 찍히고 말았다.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상은 끝이 났다. 나는 말없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차를 몰았다. 차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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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7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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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

06.10 08:34

표정이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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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작성자)

06.10 08:34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46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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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작성자)

06.10 08:34

ㄴ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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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

06.10 08:34

내가준 사진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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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4

06.10 0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