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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나폴리탄] 엄마가 밥을 1인분 덜 했다. (4)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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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부엉이🦉

2026.07.30. 08:43

[나폴리탄] 엄마가 밥을 1인분 덜 했다. (4)

그 후로 한동안 본가에 가지 않았다. 엄마는 가끔 전화를 했다. - 밥은 먹었냐. - 날 추우니까 내복 입어라. - 너 요즘 목소리가 왜 그려. 감기여? - 엄마가 김치 좀 보낼까? - 아니, 안 바쁘면 한번 와. 아빠가 너 보고 싶대. 이 말들이 다 진심처럼 들렸기에, 더 힘들었다. 6. 결국 설 전날에 다시 본가에 갔다. 웬만하면 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아빠가 직접 전화했다. - 준호야. 내일은 와라. 오래 안 있어도 돼. 얼굴만 보고 가도 돼. 아빠가 그렇게 말하면 대놓고 거절할 수가 없었다. 늘 그런 식이지. 본가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준비가 끝나 있었다. 갈비찜 냄새가 났고, 전 냄새도 났다.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 아이고, 우리 아들 왔네.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어. 일단 들어와. 손 씻고 와. 엄마가 갈비찜 해놨어. 네가 좋아하는 거. 식탁에는 접시가 많았다. 전, 나물, 갈비찜, 잡채, 동치미. 명절 음식이라 그런지 양도 많았다. 밥공기는 네 개였다. 수저도 네 벌. 물컵도 네 개. 내 컵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네 개였다. 누나가 나를 보고 픽 웃었다. - 뭐야. 밥공기 검사하냐? - 아니. - 맞네. 검사했네. 누나는 내 앞에 전 접시를 밀어 주었다. - 먹어. 엄마가 너 온다고 새벽부터 했어. 안 먹으면 진짜 불효다. 엄마가 부엌에서 말했다. - 새벽은 무슨. 여섯 시에 일어났구만. - 그게 새벽이지. 아빠는 술잔을 꺼냈다. - 오늘은 한잔할래? - 운전해야 돼. - 자고 가면 되지. 나는 잠깐 멈췄다. 자고 가면 또 이불이 없을까 봐. 내 방이 없을까 봐. 하지만 식탁에는 네 사람이 앉을 자리가 있었다. 엄마는 내 밥을 했다. 누나는 내 앞에 전을 밀어 줬고, 아빠는 내 잔을 꺼냈다. 나는 그날 오랜만에 편하게 먹었다. 엄마는 갈비를 내 그릇에 두 개나 넣어 줬다. - 살 많은 걸로 먹어. 뼈만 있는 거 말고. - 엄마, 나 뼈 발라 먹을 줄 알아. - 그래도 엄마 눈엔 애여. 누나는 말했다. - 반오십 넘은 애. 아빠는 말했다. - 부모한테는 다 애지. 밥을 먹고 나서 엄마는 남은 음식을 반찬통에 담았다. 이번에는 네 개였다. 엄마는 하나하나 종이테이프를 붙였다. '아빠 점심' '주희 가져갈거' '준호' '늦게 온 사람' 세 번째 통에 내 이름이 붙어 있었다. '준호'. 엄마 글씨였다. 삐뚤빼뚤하고, ㅎ의 꼭지가 늘 왼쪽으로 기울어지는 글씨. - 엄마. - 응? - 이거 나 주는 거야? - 그럼. 네 거지. 갈비찜 많이 담았어. 데워 먹을 때 물 조금 넣고. 안 그러면 짜다.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 네 번째 통을 집었다. 작은 밀폐용기였다. 안에는 잡채 조금과 전 두 장, 갈비찜 국물에 젖은 무 한 조각이 들어 있었다. 엄마는 그 통을 들고 현관으로 갔다. - 그건 뭐야? - 이거? - 응. - 늦게 온 사람 것이지. 엄마는 너무 쉽게 대답했다. 마치 아빠 점심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누나는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만 봤다. 아빠는 술잔을 닦았다. 엄마는 현관문을 열고, 문밖에 그 통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추우니까 금방 식을 텐데도, 뚜껑을 한 번 더 눌러 닫았다. - 늦으면 밥이 다 식어.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지. 나는 따라 나가려 했다. 엄마가 뒤돌아봤다. 눈가에는 주름이 잡혀 있었고, 앞치마에는 전 부치다가 묻은 밀가루가 하얗게 남아 있었다. - 왜 나와. 추운데. - 엄마, 그거 누구 건데? 엄마가 웃었다. - 아이고, 너 자꾸 왜 그려. 그건 네 거 아니여. - 그럼 누구 건데?!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 코트 깃을 여며 주었다. 손끝에 참기름 냄새가 났다. - 너는 이제 집에 있잖어. 그 말 뒤에 복도 센서등이 꺼졌다. 현관 밖은 어두워졌고, 문 안쪽은 따뜻했다. 식탁에서는 누나가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 야, 갈비 식는다. 들어와. 아빠도 말했다. - 준호야, 문 닫아라. 찬바람 들어온다. 엄마는 내 등을 가볍게 밀었다. - 들어가. 밥 먹다 말고 어딜 나가. 나는 문밖의 작은 반찬통을 한 번 더 보았다. 어둠 속에서 뚜껑 위 종이테이프만 희미하게 보였다. '늦게 온 사람'. 문 안쪽에서 엄마가 말했다. - 우리 아들, 얼른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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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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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작성자)

07.30 08:43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5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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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작성자)

07.30 08:44

엄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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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

07.30 08:45

번식부엉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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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

07.30 08:46

뭐지?제일 이해안되는 나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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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작성자)

07.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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