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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나폴리탄] 당신은 마지막 쉘터에서 깨어났습니다.

1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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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부엉이🦉

2026.04.03. 11:59

[나폴리탄] 당신은 마지막 쉘터에서 깨어났습니다.

당신은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캡슐에서 깨어납니다. 이전에 모든 기억은 지워진 듯 떠오르지 않았으며, 떠올리려고 할수록 그저 지끈거리는 두통만이 당신을 덮쳐옵니다. 그때 벙커 내부에 설치된 경보 장치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리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스피커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 마지막 생존자들은 들으십시오! 지금 즉시 지상으로 대피하십시오! 벙커의 기능이 정지되었습니다! 반복합니다! 지금 즉시... 메시지는 중간에 끊겼고, 곧이어 암흑이 찾아왔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경고 메시지. 정지된 벙커. 그리고 암흑. 방금 깊은 잠에서 깨었났을 터인데,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될 줄이야. 손떨림으로 낡은 라이터를 겨우 켜자 희미한 불빛이 주변을 비추었다. 바닥에는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 그들의 말은 거짓이다. 그들을 믿지 마라. 누군가 휘갈겨 쓴 듯한 글씨는 절박함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메시지를 보낸 자들? 아니면 벙커 밖에 있는 누군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책상 위에 낡은 파일 하나가 놓여 있었다. 표지에는 검은 잉크로 '쉘터 수칙'이라는 글씨가 대문작 만하게 적혀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파일을 집어 들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수칙서는 여러 장의 종이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빛바랜 데다가 군데군데 얼룩이 져서 알아보기 힘들었다. 페이지를 넘기던 중, 선명하게 적힌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벙커 외부의 음성은 절대 신뢰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당신을 기만하려는 것입니다.] 그 아래에는 알 수 없는 기호와 함께 몇 가지 지침이 적혀 있었다. 수칙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그들은 당신의 생체 신호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탐지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차단 코드'를 입력해야 합니다.] 차단 코드? 그게 무엇일까? 나는 다급하게 수칙서를 뒤적였다. 다음 페이지에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차단 코드는 '생명의 나무'에 숨겨져 있습니다.] 생명의 나무? 그게 대체 무슨 말일까? 나는 머리를 쥐어짰다. 수수께끼 같은 말들만 가득할 뿐, 해답은 찾을 수 없었다. ‘잠깐….’ 수칙서를 더듬던 손가락이 멈췄다. 생명의 나무' 그림 아래, 흐릿하게 번진 빨간 잉크 자국. 누군가 급하게 휘갈겨 쓴 듯한 글씨가 보였다. [생명의 나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두 당신을 바깥으로 끌어내기 위한 함정일 뿐입니다.] 혼란스러웠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걸까. 처음 발견한 수칙은 '차단 코드'와 '생명의 나무'를 언급하며 벙커 밖 존재들을 경계하라고 했다. 하지만 빨간 글씨는 '생명의 나무'가 함정이며, 결국 밖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미끼라고 주장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시간은 촉박하고, 선택은 불가피했다. 한쪽은 벙커 밖 존재들에 대한 경고였고, 다른 한쪽은 그 경고 자체를 믿지 말라는 메시지. 어느 쪽이 진실이고, 어느 쪽이 거짓일까? 아니면 둘 다 함정일까? 나는 다시 한번 수칙서를 살폈다. 두 메시지 모두 절박함이 묻어났지만, 어느 쪽도 맹목적으로 따를 수는 없었다. 수칙서를 넘기는 손이 바삐 움직였다. 빨간 글씨를 남긴 사람은 '생명의 나무'가 거짓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차단 코드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때, 수칙서 마지막 장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다. 페이지 귀퉁이에 작고 희미한 글씨로 쓰인 글귀였다. [그들은 절대 이곳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당신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그 아래에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기호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마치 복잡한 암호처럼 보였다. 나는 숨죽이며 기호들을 하나씩 눈으로 짚어 나갔다. [차단 코드는 거짓입니다. 그런 것 없이도 그들은 이 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다만...] 문장은 그곳에서 끊겨 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운 듯했다. 차단 코드는 거짓이며, 그것 없이도 침입을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들을 막을 수 있다는 걸까? 나는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으며 마지막 장을 계속해서 뒤적였다. 하지만 찢겨나간 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을 믿어야 하는 걸까. 혼란스러운 와중에 문득 섬뜩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만약 수칙서 자체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면?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이상하리만큼 낡고 훼손된 부분이 많았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특정 부분을 지우거나 바꿔 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벙커 외부 스피커에서 치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기요... 거기 누구 없나요!" 놀랍게도 목소리는 벙커 밖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나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당신이 무엇을 보고 들었건, 현혹되지 마세요! 저는 당신을 해치지 않습니다! 제발 제 말 좀 들어줘요! 쉘터는 더이상 안전하지 않아요. 당장 빠져 나와야 한다구요. 제발, 제발 제 말을 믿어주세요…."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수칙서는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스피커의 목소리는 쉘터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걸까? 나는 스피커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 누구야? 왜 쉘터가 안전하지 않다는거지?"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오직 치직거리는 잡음만이 벙커 안을 채웠다.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수칙서, 스피커의 목소리, 그리고 누군가의 메시지까지. 모든 것들이 서로 모순되어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 순간, 벽 한쪽에서 미세한 바람이 느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벽돌 하나가 살짝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벽돌을 빼내었다. 그러자 벽 안쪽에서 구겨진 종이 한 장이 떨어졌다.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펼쳤다. 희미한 글씨가 적혀 있었다.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당신은 캡슐에서 깨어났을 테죠. 하지만 기뻐하기에는 이릅니다. 바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곳이 되었습니다.] 나는 숨을 죽이고 글을 읽어 내려갔다. [결론만 이야기 하자면 바깥에 살아남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 글을 쓴 나와 캡슐에서 깨어난 당신 밖에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말도 안 돼..." 나는 중얼거리듯 말하며 종이를 구겼다. 바깥에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나와 이 글을 쓴 사람뿐. 그렇다면 방금 스피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미 머릿속은 온갖 불길한 상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바깥에 정말 아무도 없다면. 방금 들었던 목소리는 인간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끔찍한 가능성이 떠올랐다. "제발 당신은 인간이라고 해주세요…." 나는 다시 한번 스피커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여전히 싸늘한 침묵뿐이었다. 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수칙서도, 스피커도, 심지어 벽 안에 숨겨진 메시지까지. 모든 것들이 나를 더 깊은 혼란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수칙서를 든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나는 선택해야만 했다. 기능이 정지된 이 벙커 안에 계속 숨어 있을 것인가. 아니면, 밖에서 이야기하는 저 인물의 말을 믿고 바깥으로 나갈 것인가.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다시 수칙서를 펼쳤다.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해야 했다. 스피커의 목소리, 숨겨진 메시지, 그리고 다시 들려오는 수상한 소리까지. 어쩌면 수칙서에 지금 내 상황을 타개할 단서가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수칙서는 이미 수십 번은 읽었던 내용뿐이었다. '외부 메시지를 신뢰하지 마라.' '생명의 나무는 거짓이다.'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서로 상충되는 정보들은 수수께끼처럼 나를 조롱하는 듯했다. "젠장, 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는 답답함에 소리쳤다. 수칙서는 단순한 지침서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절박한 메시지이자, 동시에 누군가의 치밀한 계략이 담긴 퍼즐 같았다. 문득, 수칙서 표지에 새겨진 희미한 무늬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기호였다. 수칙서 내용 중 '차단 코드'와 함께 언급되었던 그 기호였다. 나는 수칙서를 빠르게 넘기며 같은 기호가 있는지 찾았다. 그리고 마침내 수칙서 마지막 페이지. 찢겨진 부분 바로 옆에서 같은 기호를 발견했다. 기호 옆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진실은 언제나 숨겨져 있다.] "진실은 언제나 숨겨져 있다." 수칙서의 마지막 문장은 마치 저주처럼 머릿속을 맴돌았다. 단순한 경고 메시지가 아니었다. 누군가 절박하게 진실을 알리려는 듯한, 수수께끼 같은 암호처럼 느껴졌다. 나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수칙서를 꼼꼼히 살폈다. 기호, 찢겨진 페이지, 숨겨진 글씨.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때였다. 문득, 수칙서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페이지마다 적혀 있던 글씨체, 잉크의 색깔, 그리고... 문장의 시작 부분. 수칙서는 평범한 문장처럼 보이도록 교묘하게 위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각 문장의 첫 글자만 따서 읽으면. "쉘... 터..." 나는 손가락으로 글자를 짚어가며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쉘터... 밖으로... 나가..." 믿을 수 없는 메시지였다. 수칙서는 처음부터 '쉘터 밖으로 나가라'는 지시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젠장…." 나는 수칙서를 바닥에 내던졌다. 수칙서는 나가라고 하지만, 바깥에 있는 존재가 적인지 아군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인간일까, 아니면 정말 인간이 아닌 무언가일까? 벽 안에서 발견한 메시지는 분명 '바깥에 살아남은 사람은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스피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다. 둘 중 누군가는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다시 한번 수칙서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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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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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작성자)

26.04.03. 12:00

'진실은 언제나 숨겨져 있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쩌면 수칙서는 단순한 지침서가 아니라, 나에게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지금까지 주어진 정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칙서의 내용, 스피커의 목소리, 벽 안의 메시지, 그리고 벙커 밖에서 들려오는 수상한 소리까지.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보면,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분명했다.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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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작성자)

26.04.03. 12:00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18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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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

26.04.03. 12:03

난 널 감시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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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

26.04.03. 12:13

뒷편… 뒤에를 더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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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4

26.04.03. 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