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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나폴리탄] 이것은 당신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1)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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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이것은 당신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1)

2026.09.10. 08:02

ㅡㅡㅡㅡ 긴급 방송 ㅡㅡㅡㅡ 녹스 카운티 비상관리본부 자동 방송 시스템 AES-127 3월 12일자 녹스 감염 사태 이후 127일이 경과하였습니다. 녹스 카운티 격리 구역 내 모든 생존자에게 고지합니다. 본 구역은 미합중국 연방정부 행정명령 제13919호에 의거하여 완전 봉쇄 상태에 있으며, 구역 내 모든 도로, 교량, 철로는 폐쇄되었습니다. 구조 작전은 종료되었습니다. 본 방송은 자동 송출이며, 관제 인력은 배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생존하신 분은 아래 사항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1. 감염체와의 접촉을 피하십시오. 2. 긁힘 또는 교상(咬傷)이 발생할 경우, 감염이 확정됩니다. 치료법은 없습니다. 3. 감염 후 사망까지 평균 72시간이 소요됩니다. 사망 후 4~6시간 이내에 재활성화가 관측됩니다. 4. 재활성화 개체는 먹지 않으며, 마시지 않으며, 잠들지 않습니다. 자발적 발성은 불가능합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구조 작전은 종료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생존을 기원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7월 9일. 벌써 넉 달이다. 넉 달 동안 사람 얼굴 한 번 못 봤다. 사실 정확히는, 살아 있는 사람 얼굴. 멀드로 시내는 진작에 포기했다. 너무 많다. 우글우글한다. 한때 거기서 살아보려 했는데, 새벽 3시에 자다가 유리 깨지는 소리에 일어나서 시트 로프 타고 2층에서 뛰어내린 뒤로는 다시는. 지금 사는 곳은 시내에서 남쪽으로 좀 내려간 외곽. 2층짜리 목조 주택. 주위에 집이 서너 채밖에 없고 조용하다. 1층은 전부 판자로 막았다. 창문이란 창문은 죄다 합판 두 겹씩. 출입은 2층 서재 창문에 달아놓은 시트 로프로만 한다. 옥상에는 빗물 수집기 두 개. 텃밭도 하나 만들었다. 양배추랑 감자. 이 정도면 아늑하다고 해도 되지? 아니, 아늑하다. 나는 아늑하다고 느끼고 있다. 라디오만 아니면. 저 개같은 자동 방송이 하루에 세 번씩 같은 말을 읊조린다. 구조 작전은 종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발. 7월 11일. 오늘은 식량 조달을 갔다. 커트먼 메디컬 약국 쪽. 아직 뒤져보지 않은 집이 몇 채 있었다. 캔 식품 네 개, 뚜껑 따개 하나, 표백제 반 통. 표백제는 빗물 소독용이다. 빗물을 그냥 마시면 배탈이 난다. 이거 모르는 사람 많더라. 아, 읽을 사람이 있긴 한가. 하하. 돌아오는 길에 그것들을 몇 마리 마주쳤다. 다섯인가 여섯인가. 느리다. 방향만 잘 틀면 뺄 수 있다. 이 녀석들이 무서운 건 소리다. 뒤에서 갑자기 나는 신음 소리.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사람 소리를 내니까. 정확히는, 사람이 아닌 것이 내는 사람 소리. 집에 돌아와서 캔 콩을 데워 먹었다. 창문 밖으로 해가 지고 있다. 오늘도 아무 일 없이 하루가 끝났다. 살아 있다. 7월 13일. 오늘 비가 왔다. 종일. 빗물 수집기가 넘치겠다 싶어 올라가봤더니 이미 넘쳐 있었다. 비 오는 날은 좋다. 소리가 다 묻히거든. 그것들의 소리도, 내 소리도. 오늘 같은 날은 온수만 있으면 진짜 완벽할 텐데. 2층 욕조에 빗물을 받아다 냄비로 데운 다음에 욕조에 부었다. 세 번째 반복하니까 미지근해지더라.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그고 천장을 쳐다봤다. 뭐 하는 짓인가 싶으면서도, 이런 사소한 쾌락이 없으면 사람이 버틸 수가 없다. 아, 여기 수도 안 나온다. 진작에 끊겼다. 전기도. 라디오는 건전지로 돌린다. 7월 15일. 오늘 약국을 한 번 더 뒤졌다. 지난번에 넘어갔던 뒤쪽 복도를 따라 들어갔는데, 직원 휴게실 같은 데가 있었다. 열쇠가 잠겨 있어서 까는 데 좀 걸렸다. 문을 열었더니 안에 사람이 있었다. 여자였다.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뻔했다. 진짜로. "ㅡ살아 있어요?" 대답이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했다. 살아 있었다. 눈을 뜨고 있었다.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요? 괜찮아요?" 대답 없음.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충분히 이해한다. 이 세상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야 하는 건지 무서워해야 하는 건지 몰라도, 적어도 이 사람은 후자 쪽인 것 같았다. 나는 물을 건넸다. 그녀는 받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차가웠다. 방이 추워서 그런 거겠지. 7월 16일.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다. 저항은 없었다. 오히려 멍하니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왔다. 일단 2층 방 하나를 비워서 거기에 눕혔다. 이불을 덮어주고 물과 크래커를 옆에 놓았다. 말은 여전히 안 한다. 눈을 깜빡이는 것 외에는 반응이라 할 게 없다. 외상후 스트레스인 것 같다. 넉 달을 이 지옥에서 혼자 버텼을 테니까. 나도 처음 한 달은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이 사람은 그 상태가 고착된 거겠지.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다. 물어봐도 대답이 없으니까. 일단은 시간을 주자. 서두를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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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21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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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

09.10 08:04

교배부엉이 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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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

09.10 08:04

번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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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4

09.10 08:05

번식부엉이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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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

09.10 08:05

ㄴ 교배부엉이..? 쉽지 않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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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5(작성자)

09.10 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