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연세대로 납치당한 근수 T.. 그래도 주전공이 노어노문학과인 만큼, 러시아 유학을 택한다!
당시 근수T는 교수님들의 총애 아닌 총애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로 간다는 근수T의 말에 노어노문학 교수님이 부탁을 하게 된다.
"근수야, 너 가서 책 하나만 사와라"
교수가 부탁한 책은 러시아어의 한글 번역책이었는데, 왜 러시아까지 가서 얻어오라 했을까? 책의 제목은 조선어-러시아어 총사전. 그런데 그 발행기관이..
'김일성종합대학'
...그렇다.. 그 시절에 김일성종합대학 책? 거기에 번역본 타이핑까지 요청하자, 근수T는 질색하며 안된다고 하였지만, 교수는 학점으로 딜을 쳤고. 근수T는 고심 끝에 OK를 외치며 러시아를 갔다온다.
러시아에서 책을 사온 근수T, 교수의 부탁대로 타자기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발행한 조선어-러시아어 총사전을 타이핑하고 있었는데.. 당 시대엔 데모가 활발하던 시기였고, 연대 주도로 그 당시 최고규모의 약진운동이 연대에서 조직되었다. 그래서 건물서 타이핑을 하던 근수T에게 어떤 학생이 와서 '우리 저거 하니까 어서 나가세요!'라고 계속 말했으나, 근수T는..
근수 T : 아 왜용, 나 이거 해야하는뎅
이러며 교수가 맡긴 과제를 계속 하다가,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선 사전을 주섬주섬 가방에 넣고 일이 터지기 전에 빠르게 학교를 벗어나고자 하였다.
그렇게 교문쪽으로 가자, 교내의 학생진영과 전경들이 대치하는걸 쓱 봐주고선 스무스하게 근수T가 교문을 빠져나가려던 찰나..
"가자!!!!!"
근수T의 등 뒤에서 우렁찬 함성이 터지더니 갑자기 등을 떠밀며 학생진영이 진격하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근수T는 그 데모의 최선봉장이 되어버려 최전방으로 밀리는데.. 당시 전경들은 일단 최루탄부터 뿌렸기 때문에, 근수T는 맨 앞에서 최루탄이랑 최루탄은 다 들이마시고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그 와중에 머리좋은 근수T는 살 궁리를 빠르게 생각해낸다. 연세대학교 병원과 의과대학, 의대는 본교와 교문도 다르고 전경들도 건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던 근수T(이 이야기를 하면서 연대의 구조와 음대학생들만 의대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다며 한탄을 덧붙이셨다.) 그렇게 병원으로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눈이 떠지지 않아 아무것도 안보여 손으로 주위를 탐침하던 찰나. 그 상황에서 굳건히 서있는 누군가가 손에 붙잡힌다. 아, 살았구나. 근수 T는 그대로 그 사람에게
근수 T : 살려주세요!! 저를 병원으로 데려다주세요!!
라고 울부짖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그렇다. 근수T가 붙잡은 그는 일반인이나 학생이 아닌 전경이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처맞고 체포당해 수갑이 체워저 경찰버스(통칭, 닭장차)에 실려 경찰서로 끌려간 근수 T..
그런데 소지품 검사에서 무슨 물품이 나왔느냐? 바로 '김일성 종합대학 조선어-러시아어 총사전' 그 자리에서 경찰관들은 근수T를 빨갱이 총수이자 학생운동의 진성이자 진성으로 판단하고 유치장 감치 -> 긴급구속에 이르른다. 그렇게 다이나믹한 근수T의 인생에 한 페이지가 또 씌워지게 되었다..(물론 풀려났다고 한다.)
여담, 썰을 다 풀고 수업으로 돌아가며..
근수 T : 무슨얘기하다 그랬지? 아!! 공권력의 불행사! 이거야 유치장 화장실.. 진짜 낮드라고? 볼일보면 다 보여! 이게 불행사여 공권력의 불행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정 나왔어 이거
참으로 인생에 유익한 수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