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보니 문과와 이과 사이 우열에 대해 논하는 글들이 몇 개 있는 거 같더군요. 많은 분들이 고민해보는 주제일 거 같기도해서 한 번 쯤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여겨져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제 생각을 먼저 밝히자면 저는 문과와 이과는 우열의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그 필요성이 달라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두 학문 사이에 우열을 정하는 순간, 사회는 하나의 가치에 매몰되어 버립니다.
과거 조선은 인문학에 완전히 매몰되어 국가의 패망에 이르렀습니다. 오직 이론만을 논하는 사회는 허례허식으로 가득했고, 국가의 근본인 백성의 삶에 대한 통찰이 결여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는 서구 문명을 수용함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 상상할 수 없는 발전을 이룬 정말 몇 안되는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우리나라가 자본주의를 통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본주의 사상이 노력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기회주의적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의해 통치 제도마저 잃어버려 원점으로 회귀한 우리나라에게 이만큼 좋은 정치 원리는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기회주의적 사상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 기회주의는 경쟁심을 자극하지만, 세대가 바뀌며 지위의 간극이 발생한 사회에서의 기회주의는 계속 그 간극을 심화하며 종국에는 자본과 지위가 세상을 지배하는 불평등한 논리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이 논리로 발전을 이룬 우리들은 어느샌가 그 단점을 발전에 따른 필연적인 부작용으로 치부하며 무시하고 있습니다. 분명 자본주의가 우리나라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한 건 사실이지만, 그 이면의 단점도 인정해야한다는 겁니다.
이는 문과와 이과의 관계로 볼 수도 있지만, 순수 학문과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학문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조선은 순수 학문에 매몰되어 현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현재 우리 사회는 실리주의에 매몰되어 서로의 소통이 부재한 냉담한 사회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젠 어느 정도 사회의 이상에 대해 논의하는 문과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가 온 거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두 학문 사이에 우열 관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기에 현재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현재 엄청난 발전에 기여했기에 무조건적으로 신봉할 것도 아니란거죠.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하나의 가치에 우열을 정하는 태도보단 현재 사회에 적합한 가치를 능동적으로 탐색해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남은 하루 좋은 일만 있길 바라겠습니다.
+순수 학문으로써 이과와 문과의 관계도 궁금하시다면 추가적으로 글 하나 더 올리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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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익명 1(작성자)
05.15 02:45
비판 적극 환영입니다
익명 2
05.15 02:46
요즘 글 잘 쓰는 사람이 많네
익명 1(작성자)
05.15 02:47
태생적 문과인지라..감사합니다!!
익명 3
05.15 02:47
문해력 딸려서 이해가 안되는데 이과가 더 우월하다는 말 맞지?(참고로 본인은 국어4영어3물2고정50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