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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난 너에게

1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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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에게

2026.04.06. 00:12

도대체 어떤 존재였을까. 매번 너의 어머니께서,너의 언니가 나보고 잘생겼다고 말햇다고. 그런 설레고 예쁜 말들을 나에게 전해주던 너의 그 입은, 왜 스스로는 나에게 잘생겼다고 말을 해주지 않았을까. 내가 너에게 먼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너가 내 옆애 있어 좋다고, 그런 말을 했으면 너도 나에게 말해줬을까. 그러나 그저 여자가 힘들던 나는, 매번 목 끝까지 올라온 그 말을, 쓴 약을 삼키듯, 다시 집어넣었다. 어쩌면 내가 부담스러울까, 너가 오글거린다고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용기가 없던 나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 너 앞에서는 어떤 말도 하기 어려웠던 나였기에, 너가 좋다고, 나랑 사귀자고 너의 앞에서 애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가서 말하던 나를, 너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너가 너무 힘든 상황에서 나와 연애를 했기에, 나의 연락을 안보던 너를, 난 매번 걱정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물어보던 나의 카톡이 너에게는 너무나 부담스러웠나보다. 그날 저녁 며칠동안 연락을 안보던 너가, 나에게 잠깐 통화 가능하냐고 보낸 카톡은, 이미 내 심장을 도려냈다. 이제 그만하자고, 너무 힘들다고, 도저히 너와 연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울던 너였기에, 나는 차마 욕심을 내지 못하고, 그대로 너를 떠나보냈다. 그때 조금이라도 욕심을 냈더라면, 내 연락을 안봐도 괜찮으니까 제발 나랑 헤어지지 말아달라고 말했더라면 달라졌을까. 그러나 여자가 힘들던 나는, 이번에도 삼키었다. 나중에 괜찮아지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너의 말을 믿은 나는, 그 해 3번의 소개팅을 모두 거절했다. 너를 보내고 1년, 2년이 지나고 이제는 2년 하고도 반년이 더 흘렀다. 나는 그 사이, 몇번의 연락을 했고, 넌 그래도 내 구질구질한, 미련 넘치는, 미련했던 나의 연락을 모두 받아주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내 꿈속에 너가 나왔다. 평소에도 가끔씩은 너가 꿈에 나왔기에, 나는 그저 반가웠다. 이렇게 꿈 속에서라도 널 볼 수 있어서 나는 마냥 좋았다. 그러나 그날 꿈은 달랐다. 꿈속에서 너가 죽었기에, 그런 너를 만날 수 없을까봐 겁이 났던 나는, 그대로 눈을 떳다. 미신을 믿지 않던 나였지만, 그날 꿈은 너무나도 생생했기에, 나는 곧바로 핸드폰을 켜서, 사람이 죽는 꿈이 어떤 의미인지 검색했다. 인터넷에는 좋은 일이 일어날 꿈이라고 했기에, 나는 그저 너에게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그런 말을 전해주고 싶어서 카톡을 보냈는데, 돌아온 너의 대답은 내 연락이 부담스럽다는, 그런 말이었다. 꿈속에서 너가 죽었던게, 이제 내가 너를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이자, 너가 나를 끊어내는게, 너에게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나는 그저 알겠다는 대답 말고는 아무것도 보내지 못하였다. 너와 헤어지고 반년을 울고, 지나가면서도, 공부하면서도, 매일매일 너 생각을 1넌 넘게 햇던 나였기에. 내 심장을 도려낸 너와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그 공허한 공간을 조금씩 채우던 나였기에, 너의 그 말은 공사중이던 내 심장을, 내 마음을, 흔적도 없이 무너뜨렸다. 아니, 조금은 너의 흔적을 남기고. 나는 그렇게 고3으로 올라갔고, 나는 여전히 너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너무도 바빳기에, 매일 너를 찾지는 못하였다. 어쩌면 10일정도를, 그것보다는 조금 많거나 적게, 널 생각하지 못하는 나를, 나는 가끔은 원망하고, 가끔은 널 정말로 보내주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나는, 어쩌면 아직 너를 온전히 보내주지 못하였나보다. 미련이라는 이름의 집착이 되어, 아직도 너를 찾고 있는 나는, 익명이라는 벽 뒤에 숨어, 너가 나를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에게 너는 사라지지 않는, 사라지지 않을 자그마한, 어쩌면 조금은 큰 상처이다. 그러나 그 상처가 너무나도 예뻐보여, 이대로 흉터로 남아도 되지 않을까 나는 계속 생각한다. 너에 대한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는 나는, 너에게도 내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지만, 내 그동안 헤어지고 보낸 연락들이, 나를 바라보는 너의 시선을 바꾸게 하지 않았을까 두렵다. 미안하다, 좋아한다,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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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2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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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

26.04.06. 00:18

왜 내가 다 슬프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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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

26.04.06. 00:25

쓰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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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

26.04.0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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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4

26.04.06. 00:34

한강이 이걸 이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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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5

26.04.06. 05:52